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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산업의 민낯
성우 부당해고 사건이 드러낸
작성 : 2026년 07월 20일 (월)
인기 어린이 애니메이션 의 제작사 ㈜브레드이발소(대표: 정지환. 이하 “제작사” )가 오랜 기간 작품에 참여한 주요 배역 성우들에 일방적인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취약한 고용 구조, 저작인접권에 대한 미흡한 보호 장치, 계약서 미작성 등 연기자가 겪어온 고질적인 문제가 다시금 불거지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작년 10월 제작사가 식품 브랜드와 함께 제작한 광고 영상에 TV시리즈를 위해 녹음한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이하 “조합” ) 및 (사)한국성우 협회(이하 “협회” ) 소속 성우들의 데이터를 무단 활용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A성우는 소속 에이전시를 통해 담당 PD에게 이와 관련하여 문제를 제기했다. 제작사 측은 아무런 해명이나 설명 없이 구두를 통해 데이터 무단 활용에 대한 견적을 달라는 말과 함께 A 성우가 담당했던 캐릭터의 성우를 교체하겠다고 통보했다.
이 사건이 같은 프로그램에 참여한 다른 성 우들에게 알려지면서 해당 광고 영상에 A성우를 포함한 총 3명의 목소리가 사용된 사실 이 추가로 확인되었다. 당사자인 성우들은 사 안의 심각성을 인지했음에도 사태가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조합과 협회를 통해 원만한 해결을 시도하였으나, 제작사 측은 다른 성우들에 대해서도 계약 해지 통보를 하면서 사태를 파국으로 몰고 갔다.
이들은 시즌1부터 8년 동안 해당 작품의 주요 배역을 담당한 성우들이다. 조합과 협회는 수차례 통화와 공문을 통해 문제제기하였으나 제작사 측은 “정당한 대가를 지불했으므로 성우들의 데이터를 활용하 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한겨레21의 취재에 따르면 제작사 측은 “음 성 데이터를 무단으로 사용한 것은 담당 직원의 실수”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성우 교체에 대해서는 제작사의 권리라는 이유로 피해 성우, 협회, 조합이 관여하는 것은 월권이라고 주장했다. 사건의 경위를 파악하던 중 제작사 측이 성 우들과 시즌1부터 최근까지 서면 계약서를 체결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앞서 제작사는 음성 데이터 활용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는데 성우의 데이터 활용에 관한 합 의가 전제되어 있었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다. 예술인복지법 제4조의4에 따르면, 문화예 술용역과 관련된 계약의 당사자는 계약 금액, 계약 기간ㆍ갱신ㆍ변경 및 해지에 관한 사항, 계약 당사자의 권리 및 의무에 관한 사항, 업무ㆍ과업의 내용, 시간 및 장소 등 용역의 범위에 관한 사항, 수익의 배분에 관한 사항, 분 쟁해결에 관한 사항을 계약서에 명시하여 서 명 또는 기명날인한 계약서를 서로 주고받도록 되어 있다. 조합과 협회는 제작사에 당사자 성우들과의 성실한 협의 및 재계약, 재발 방지 약속과 사과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제작사는 조합과 협회의 지속적인 사태 해결 시도에도 불구하고, 성우들과의 재계약이 이 루어지지 않은 것은 성우들의 의사에 따른 것이라 주장하면서, 해당 성우들이 담당하던 배역의 담당 성우를 교체했다. 조합은 해당 작품을 방영하는 KBS에 이 사 건 내용을 전달하며 조치를 요구했고, KBS 는 내부 논의 끝에 편성을 취소했다.
이와 같은 조치에 제작사는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동시에, JEI재능TV에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합과 협회는 이에 대해서도 후속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이 사건은 계약서 미작성, 연기자의 저작인 접권 침해, 고용 불안정성 등 영상 콘텐츠 제작업계의 고질적인 악습이 고스란히 남아있음을 보여준다. 2019년부터 방영된 인기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면서 그동안 계약서를 체결하지 않았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문제다. 제도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연기자는 사업자 측의 일방적인 결정에 대한 대항력이 몹시 부족하며, 이는 결국 제작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번 사태가 이대로 종결될 경우 연기자의 권리는 더욱 악화될 것이기에, 조합과 협회는 이번 사태를 해결하고 성우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여러 각도로 대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