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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우 제11대 탤런트지부장 인터뷰
정리_유민석
작성 : 2023년 09월 14일 (목)

방송산업이 변곡점에 와있는 지금,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제11대 탤런트지부가 출범했다.
주우 신임 지부장에게 새로운 방송환경 속에서 탤런트지부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사무국장으로 오래 근무하시다가 탤런트지부를 맡게 되셨습니다. 탤런트지부장 선거에 출마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제가 노조에서 일한 12년 중 사무국장으로 7년을 근무했는데 노조 사무국장으로서 노조가 어떻게 하면 지금보다 좀 더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 왔어요. 그러다 답을 내린 게 있어요.
첫 번째는 조합원이 계속 늘어나야 한다는 거예요. 연기자의 일자리는 한정되어 있는데, 대학교를 졸업하고 연기 생활을 시작한 젊은 친구들이 매년 공급돼요. 기존 연기자 중에서는 연기 생활을 계속하는 사람들이 있고 다른 일을 찾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보니 노조 활동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결국 젊은 연기자들이 노조에 가입해야 하는 거죠.
두 번째로 교섭 상대를 확대해야 한다는 거예요. 우리 단체는 산별 노조로서 교섭 상대가 굉장히 다양해질 수가 있는 장점이 있어요. 과거에는 우리 조합원들이 지상파를 중심으로 활약했기 때문에 교섭 상대도 한정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종편, CJ ENM 심지어 TBS, 불교 방송, 기독교 방송에서도 우리 조합원들을 볼 수 있어요. 교섭 대상이 늘어난다는 건 그만큼 우리가 조합원들을 위해서 요구할 수 있는 게 많아진다는 의미거든요. 그러면 노조도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죠.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우리 조합원들 간의 단결에 관한 문제예요. 조합원이 단결하기 위해서는 우리 조합원이 비조합원과 비교해 혜택을 받아야 하고, 불이익을 받지 않게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동안 우리가 방송사업자와의 교섭을 통해 얻은 성과물들을 우리 조합원들과 나누고 있어요.
그동안 노조 사무국장으로서 이 세 가지를 중심으로 조합의 이익과 발전을 위해서 노력해왔어요. 그런데 저도 탤런트 출신으로서 탤런트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많은 혜택과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됐고, 내가 지부장이 되면 이런 사업들을 통해서 좀 더 탤런트 조합원들에게 혜택을 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면서 지부장에 출마하게 된 거죠.

Q. 이제 임기가 3개월 정도 지났는데, 사무국장으로 일하는 것과 지부장으로 일하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정말 많은 차이가 있는데 일단 저는 그동안 모든 방송사업자의 교섭을 진행해 왔어요. 사무국장으로서 방송사업자에게 요구하던 것이 우리 노동조합의 전체 이익을 고려한 것이었다면, 탤런트지부장으로서는 드라마 제작사와의 교섭을 통해서 실질적으로 우리 탤런트 조합원들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위해서 교섭을 하죠. 조합원 출연 기회 확대라든지, 계약서에 담긴 불공정한 내용에 대한 수정 요구, 탤런트 조합원을 위한 기금 유치 같은 것들이죠. 세부적으로 탤런트 조합원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더 유심히 귀담아듣고 그런 것들을 위해서 더욱더 노력하게 되는 것 같아요.

Q. 3년간 운영될 제11대 탤런트지부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저희 목표는 제 임기 동안 상장되어 있는 모든 제작사들과 교섭을 마무리 짓는 거예요. 교섭을 통해서 그들이 우리 조합원들을 반드시 캐스팅해서 드라마에 출연시키고 우리 조합원들의 비중들을 계속 늘려나가는 것 그리고 제작사를 통해서 기금을 유치하여 우리 지부의 예산들을 좀 많이 채우는 게 목표입니다.

Q. 조합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일자리 창출인 것 같아요. 근데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요. 여기에 대한 해결책이 있을까요?
결국에는 제작PD나 연출가, 작가가 봤을 때 우리 조합원들이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게끔 만들어줘야 해요. 이 경쟁력이라는 건 우리 조합원이 과거에 어떤 연기를 했고 지금도 그런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거예요. 방송은 시간이 지나면 잊게 돼 있어요. 그래서 어떤 연기자의 존재와 그가 했던 연기를 다시 떠올릴 수 있게끔 조합원에 대한 정보를 계속 제작사에 제공함으로써 좋은 배우들이 조합에 소속되어 있다는 걸 알리고 지원한다면 우리 조합원들이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지 않을까 해요. 제작사의 인재풀에 저희 조합원이 포함되도록 하는 거죠. 그동안 훌륭한 역량을 보여주고 있었던 배우들이 잊히지 않게끔 우리 조합에서 조합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의미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Q. 앞서 조합원 수의 증가가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매해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해서 연기활동을 시작하는 신인 배우들의 수에 비하면 신입 조합원이 적어요. 지금 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 회원이 1만4천 명이거든요. 우리 조합은 5,800명이잖아요. 이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새로 활동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노조를 홍보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젊은 사람들이 노조에 들어온다면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일어날 수밖에 없어요. 일자리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결국 조합 울타리 안으로 얼마나 많은 연기자들을 끌고 들어오느냐가 관건이에요. 당장은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재정 지출이 있겠지만 먼 미래로 봤을 때는 이들이 주인공이 돼서 많은 기여를 하게 될 거예요.

Q. 젊은 배우들이 조합 가입률이 떨어지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정보가 없어요. 현장에서 커피차 같은 걸 보고 알게 되거나 지인을 통해서 듣는 게 전부예요. 노조에 대해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한 거죠. 그래서 저도 현장에 나갈 때마다 노조에 대해 알리려고 해요. 저와 함께 작품에 출연했던 친구들은 다 노조에 가입하고 있습니다. 또 지금 활동을 시작하는 배우들은 다 소속사가 있어요. 소속사 역시 노동조합이 뭘 하는 단체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조합비 징수를 꺼리죠. 이 두 가지가 가장 큰 이유라고 보고 있어요.

Q. 조합에 대한 소속사의 우려나 기우를 불식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조합비가 가장 큰 이유거든요. 저는 소속사하고 조합비에 대해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소속사 배우들의 회당 출연료가 높아졌기 때문에 조합비 1%가 소속사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에 배우에게 조합 가입을 권하지 않을 거잖아요. 그러니 소속사에 조합비 납부의 정당성을 인식시켜줄 방법을 고민해야 해요. 조합비가 단순히 수익의 일부를 내놓는 게 아니라 조합에서 시행하는 각종 복지 혜택의 나눔과 위험에 처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일종의 보험료라고 볼 수 있거든요. 이런 점을 홍보할 필요도 있죠. 이번 기회를 통해 꼭 인사 드리고 싶습니다. 힘든 촬영을 하면서도 큰 금액의 조합비를 묵묵히 납부해주시는 주·조연 연기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Q. 최근 방송산업에서 출연료 기준표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상황이라 탤런트의 출연료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데 어떤 방향으로 바뀌어야 할까요?
현장에서 출연료 기준표가 거의 사용되고 있진 않지만 자유계약 시 출연료를 책정하는 참고 자료로 쓰이고는 있어요. 예컨대 성인 6등급 출연료는 관행적으로 최저 수준이라고 볼 수 있죠. 그래서 당장 출연료 기준표를 없앨 수는 없어요. 그런데 그것이 최저임금처럼 강제력이 있는 게 아니다 보니 그 이하의 출연료로 계약하는 경우도 많아요. 자유계약을 체결하더라도 최저임금과 같은 안전장치가 필요한데 우리 방송 출연료에는 아직 그런 게 없거든요. 성인은 20만~30만 원, 아역은 10만~20만 원에 합의한 계약서도 많아요. 이런 사례를 방지하려면 최저 출연료에 대한 기준을 이번 기회에 만들고 그 안에서 자유계약이 이루어져야 연기자들의 안정적인 출연료 체계가 잡히지 않을까 합니다.

Q. 넷플릭스가 한국에 들어온 지 10년 정도 되었고, 국내 OTT도 등장해서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OTT가 생기면서 가장 크게 변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일단 국내 방송사들이 굉장히 위축됐죠. 그동안 방송사들에게는 교섭을 통해 우리의 요구를 반영할 수 있었는데 지금 해외 OTT는 국내법이 미비해서 자기들이 원하는 대로 투자해서 목적을 이루어 가는 모습을 보면 무력감을 느껴요. 노조법을 개정해서 원청에게 직접 교섭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 좋겠지만 현재 정치 상황으로는 기대를 걸 수 없는 상황이에요. 직접 방법을 찾아야 되는데, 첫 번째 방법은 우선 국내 OTT와의 교섭을 통해 룰을 만들고 해외 OTT에게 그것을 따르라고 주장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어요. 그런데 지금 국내 OTT가 어려운 상황에 있기 때문에 똑같이 적용하면 넷플릭스와 교섭을 한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없어요. 그래서 두 번째 방법으로는 좀 오래 걸리더라도 넷플릭스에 지속적으로 요구해서 어떻게든 교섭 테이블로 끌어들이고 정부나 국회를 통해 압박을 할 수 있겠죠. 먼저 조금이라도 성과를 만들어내고 점차 확대해나가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Q. OTT 생태계에서 방송 연기자의 근로조건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곳이 넷플릭스라고 생각을 하시는 건가요?
그렇죠. 넷플릭스에서 많은 국내 제작사에 투자를 하고 있잖아요. 제작사가 넷플릭스에게 충분한 제작비와 수익을 배분받음에도 불구하고 그 낙수 효과가 연기자까지 돌아오지 않는다는 거죠. 이런 부분에 있어 문제를 제기하고 무언가를 요구하기 위해서는 조사가 필요한데 넷플릭스와 제작사 사이의 계약이 비밀이다 보니 현재로서는 방법이 없어요. 제작사가 넷플릭스와의 계약을 통해서 제작비를 보전받고 수익까지 보장되는 상태인데 제작사는 더 많은 이익을 가져가기 위해 정보를 통제하는 거예요. 그러면은 이들은 저작인접권과 같은 연기자의 권리를 다 넷플릭스에 넘기고 있어요. 그래서 제작사와의 교섭이 중요한 거죠.
콘텐츠를 통해 발생한 매출에 비해 제작사가 가져가는 수익이 적다고 이야기하는데 그건 제작사가 선택한 거예요. 투자를 통해서 수익을 확대할 것인가 아니면 안정적인 자금을 가지고서 리스크를 적게 안는 대신 적은 수익을 가지고 해서 제작할 것인가. 그들에게는 선택권이 있어요. 근데 우리 연기자들은 이게 선택권이 있는 게 아니잖아요.

Q. 마지막으로 조합원분들께 한 말씀을 해주실 게 있다면 부탁 드립니다.
조합은 지금보다 더 발전할 거고 우리 조합원들의 권리도 계속 나아질 거라 생각합니다. 조합원 여러분도 우리 노동조합을 믿어주시고 힘을 실어주시면 우리도 거기에 보답하여 성과를 만들어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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